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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5x130cm 캔버스에 유채 1965 국립현대미술관 소장


작품해설 : <옛 뜰의 인상>(1965)은 그의 파리시절 초기의 실험적인 화풍을 벗어나 나름의 갈색조 화면을 통해 시간의 흔적을 나타낸 작품이다. 특히 이 작품은 그가 국제적인 작가로 자리하는 계기가 되는《망통 국제비엔날레》(1966)의 수상작의 전작에 속하는 작품이다. 전체적으로 갈색의 색조 속에 허물어 진 옛 성벽이나 우리의 토담을 연상시키는 마티에르는 현대미술이라는 기법과 생각을 바탕으로 전통과 시간의 흐름을 역으로 표출하고 있다는 점에서 흥미롭다.《망통 국제비엔날레》의 수상작은 <태양에 비친 허물어진 고적>(1965)으로 갈색과 붉은 색이 주조를 이루면서 세월의 흔적을 오늘의 시각으로 반추하고 있다는 점에서 이 작품과 연결선상에 있음을 보여준다. 따라서 초기 한국의 추상작가들이 파리라는 현대미술의 소용돌이 속에서 자신들의 전통과 현대미술사에서 고민하고 방황했으며 다시 자신의 회화적 언어로 정착시키기까지 얼마나 많은 고민과 노력을 했는지를 증거하는 작품이라 할 수 있다. 남관의 1960년대 파리시절 회화는 자연과 인간, 인간과 역사, 인간과 시간의 조화를 보여주려는 의지가 강하게 드러난다. 그가 상형문자로 구축된 초월적 공간 속에 시간의 흔적과 파편들을 담아내면서 그의 회화는 동양정신을 담아내는 그릇으로 추상표현주의를 완벽하게 이용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