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상미술 선각자 남관화백 작품전 개최[세계일보] 1999-06-15 16면  총20면  문화    1075자
추상미술의 선각자 남관화백(1911∼90). 그의 말년 작품세계를 한눈에 보여주는 초대전이 16일∼7월10일 서울 청담동 쥴리아나 갤러리(02-514-4266)에서 열린다.전시 작품은 70년부터 90년까지 제작한 「삐에로 가족」 「밤 율동」 「꼴라쥬」등 대표적 유화 30여점과 「무제」 등 드로잉 10여점이다.

경북 청송에서 태어나 1935년 동경 태평양미술학교를 졸업한 그는 일본에서 동광회 문전 등에 출품하면서 작가생활을 시작했다. 그의 관한 신화는 66년 프랑스 망통회화비엔날레에서 피카소 뷔페 타피에스 등 세계적 거장을 물리치고 1등상을 받으며 만들어졌다.

세잔느풍의 후기인상주의로 시작된 그의 화풍은 55년 파리 체류 이후에 입체주의와 인상주의를 포함한 서정추상주의에 도달했고, 그뒤에는 한글이나 한자를 모티브로 한 추상이나 피에르를 주제로 한 인물추상으로 발전했다. 한국전쟁의 비참함이나 옛문화적 유물들을 연상시키는 그의 어두운 회색조의 화면은 우연적이면서도 세련된 얼룩들로 점철돼 타시즘(얼룩주의)이라는 이름표를 부여받기도 했다.

그는 68년 파리생활을 청산, 귀국한 후 줄곧 한국에 머무르면서 「상형문자」작업에 매달려왔다. 매우 표현적이면서도 추상적인 문자작업은 「서양화에 동양적 미관을 접목시킨 경지」로 평가되고 있는데 이번에 선보이는 작품들은 대부분 이 계열에 속한다.

남관은 추상미술의 거목으로서 독자적인 경지와 내면 세계의 조형언어를 창출해냈다. 그의 시적, 서정적 이미지들은 인간 중심의 생명력 있는 휴머니즘 예술로서 탁월한 감동과 신비로움을 느끼게 한다』는 것이 미술평론가 유재길씨의 평이다.

국내외에서 30여회의 개인전을 가진 그의 작품은 파리 국립현대미술관, 파리 시립현대미술관, 룩셈부르크 국립미술관, 프랑스문화성, 국립현대미술관 등이 소장하고 있다. 이번 전시작들은 남관기념관추진사업회에서 협찬한 비매품과 미공개 작품들로 구성된다. 입장료 일반 3천원, 학생 2천원 (중학생 이하 1천원).<梁憲錫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