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추상화의 거목/남관 5주기 유작전/미공개 70여점 선보여[경향신문] 1995-07-11 13면  문화    578자
한국 추상화의 선각자 남관작품전이 그의 5주기를 맞아 서울 사간동 갤러리현대(734­8215)에서 열리고 있다. 21일까지 계속되는 유작전에는 미공개된 추상화 70여점이 선보인다. 3∼30호 크기의 소작 위주로 드로잉 유화 과슈 수채화 등이 망라돼 있다. 91년 국립현대미술관의 1주기 추모전 이후 4년만의 유작전이다.남관(1911∼1990)은 수화 김환기와 함께 한국 추상화를 확립한 거목. 수화가 자연이미지에서 출발한 추상화를 그린데 반해 남관은 고서체나 역사적 유물의 흔적에서 추상성을 찾고 있다. 남관의 독특한 서정 추상작업은 상형문자의 흔적들, 화면 깊숙이 스며드는 푸른 색조, 우연히 만들어진 신비로운 형상과 마티에르 효과등으로 특징지울 수 있다.

출품작들은 60년대부터 80년대까지 파리와 서울에서의 작업들로 생의 애환과 생명의 영원함을 아름다운 색채로 그려낸 남관 추상의 진수들이다. 80년대이후 추상화 작업이 점차 쇠퇴하고 있다는 지적이 일고 있는 가운데 한국 추상화의 고전을 접할 수 있는 의미있는 전시회다.

갤러리현대는 전시에 맞춰 이번 전시작품을 중심으로 「남관의 드로잉」이란 화집도 발간했다.<조운찬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