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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현대미술 가운데 추상미술을 논하면서 빠지지 않는 작가 이응노(1904~1989년)와 남관(1911~1990년).

두 작가는 서로의 유학 뒷바라지를 해줄 정도로 절친한 친구 사이였다. 하지만 1973년 이응노가 모 일간지에 '창작과 모방'이라는 기고를 통해 남관의 작품이 자신의 것을 모방하고 있다는 뜻을 내비치면서 둘은 갈라섰다.

남관은 1990년에 작고해 올해로 19주기를 이응노는 1989년 작고해 올해로 20주기를 맞은 시점에서 두 작가의 화해를 시도하는 전시가 열린다.

평창동 가나아트갤러리는 다음달 10일까지 아트센터 전관에서 그간 소개되지 않았던 남관과 이응노의 작품들을 총110여점 선보인다.

이번 전시에서는 서로 닮은 듯 다른 두 작가의 문자추상과 군상작품을 엿볼 수 있다. 비슷한 시기 프랑스에서 체험한 유럽의 서정적이고 격정적인 추상예술이 각기 이들에게 어떤 영향을 주었는지 감상할 수 있다.

"싱싱하게 만개한 꽃 보다는 시들은 꽃을 더 좋아한다. 벌레 먹은 꽃이나 서리 맞은 꽃에 남다른 애착을 느낀다"(1984년 남관)

남관의 작품은 천태만상의 인간 세상으로 지배되고 있다. 그러나 그것은 외면에 나타난 시한부의 인간상이 아니라 천태만상을 낳게 하는 원천인 인간성을 형상화한 것이다. 남녀노소의 희노애락, 비애, 고독, 허무, 정 등이 엇갈려 보여진다.

이응노의 작품속 군중들은 규칙적으로 나열돼 반복적인 동작을 취하기도 하고, 일정한 방향을 향해 치닫기도 한다. 수를 헤아릴 수 없는 군상들 하나하나가 흐트러짐 없이 하나의 전체적인 흐름 속에서 혼연일체가 된다.

"내 그림은 모두 제목을 '평화'라고 붙이고 싶어요. 모두 서로 손잡고 같은 율동으로 공생공존을 말하는 민중 그림 아닙니까. 그런 민중의 삶이 곧 평화지 뭐. 이 사람들이 바로 민중의 소리고 마음입니다"(1988년 이응노) [아시아경제신문 박소연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