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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악산 자락에서 엿본 예술가들의 삶 | 아시아투데이 | 2011.11.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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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로벌 종합일간지' 아시아투데이- 페이지 1 / 6
[2011-12-23 17:49] 인쇄하기
북악산 자락에서 엿본 예술가들의 삶
* 윤광원의 이야기가 있는 걷기(45회) - 부암동길
[아시아투데이=윤광원 기자] 죽는 날까지 하늘을 우러러 한 점 부끄럼이 없기를,
잎새에 이는 바람에도 나는 괴로워했다.
별을 노래하는 마음으로 모든 죽어가는 것을 사랑해야지.
그리고 나한테 주어진 길을 걸어가야겠다.
오늘 밤에도 별이 바람에 스치운다
너무도 유명한 윤동주(尹東柱) 시인의 대표작 '서시'다.
1941년 11월 20일에 창작된 이 시는 일제강점기를 치열하게 살다가, 젊은 나이에 옥중
에서 요절한 저항시인 윤동주의 생애를 단적으로 암시해주는 상징적인 작품이다.
부암동 가는 길에 처음 만나는 것이 바로 윤동주 시인이다. 부암동 고개마루 왼쪽 도로변
에 윤동주문학관이 있기 때문.
윤동주 문학관은 흰 페인트로 칠한, 낡고 허름한 창고 같은 건물이다. '시인이 아직도 정
당한 대접을 받지 못하고 있구나' 하는 생각에, 마음 한 구석이 쓰리다.
얼마전 유일한 혈육이던 여동생 윤혜원(尹惠媛) 여사가 머나먼 타국인 호주 시드니에
서 세상을 떠났다는 소식을 들었던 터라, 더욱 그렇다.
고갯길 왼쪽 언덕은 '시인의 언덕'으로 명명됐다. 부암동에 살던 윤 시인이 자주 올랐다
는 곳이다. 서시 시비도 세워져 있다.
부암동은 골목마다 예술적 향기가 가득한 동네다.
부암동(付岩洞)이란 이름은 이곳에 부침바위(付岩)가 있었던 데서 유래한다. 이 바위에
자기 나이만큼 돌을 문지르면, 손을 떼는 순간 바위에 돌이 붙고 아들을 얻는다는 전설이
있다. 높이가 약 2m였는데, 지금은 도로 확장으로 없어졌다.
서울성곽의 4소문 중 하나인 창의문, 일명 자하문을 지나 삼거리에서 이면도로를 건너
오른쪽 골목길로 들어선다.
조금 가니, 왼쪽 아래로 환기미술관 가는 길이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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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환기 선생의 작품들을 만날 수 있는 환기미술관.
환기미술관은 한국 근대회화의 추상적 방향을 연 선구자였던 서양화가, 수화 김환기 선
생을 위한 작은 미술관이다.
흰색의 아담한 미술관 건물 자체도 예술작품이다. 건축가 우규승 선생이 설계한 작품으
로, 1994년 '김수근건축상'을 수상했다. 앞마당의 나무도 멋드러지게 가지를 뻗었다.
지금은 수화 선생이 아닌 '수화 김환기가 만난 사람들 2 - 남관탄생 100주년 기념전'이
열리고 있다. 남관 선생도 김환기와 비슷한 연대를 살았던 서양화가다.
다시 온 길을 되돌아 올라가, 큰 골목에서 '산모퉁이' 카페 가는 방향표시를 따라간다.
차가 별로 없는 도로가 나오고, 왼쪽 아래로 한국대학생선교회(CCC) 회관이 보인다. 많
은 크리스천들의 대학시절 추억이 어려있는 곳이다.
그 벽돌담에 붙어 있는 산모퉁이 가는 길 표시는, '이젠 이 카페가 CCC회관보다 더 유명
해 졌구나' 하는 생각이 들게 한다. '커피프린스 1호점'이란 드라마와 한류 관광객들
의 힘이다.
조금 더 가니, 아담한 전통 한옥에 꾸며진 미술가들의 공간 'Art for Life'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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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술가들을 위한 작은 공간 'Art for Life'
길 오른쪽 축대에는 익살스런 벽화가 있다. "고진감래(苦盡甘來), 고생 끝에 낙이 온
다"고 씌여져 있고, 산모퉁이와 백사실계곡, 팔각정 가는 길 표시가 같이 그려져 있다.
문득 고개를 들어 북악산쪽을 바라보니, 산 정상에서 구비구비 흘러내리는 서울성곽이
한 폭의 그림 같다.
도로를 따라 동네를 한바퀴 돌아가면, 마침내 산모퉁이 카페가 모습을 드러낸다.
커피프린스 1호점에서 음악감독 최한성(이선균 분)의 집으로 나온 곳으로, 일본과 중국
등에서 온 한류 관광객들도 많이 찾는 명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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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류 관광명소가 된 카페 '산모퉁이'
우아한 2층의 고풍스런 서양식 벽돌집으로, 앞뜰엔 노란 클래식카가 있고 앙증맞은 조각
품들이 입구를 지키고 있다.
실내엔 드라마에 사용된 소품과 스틸사진들, 60~70년대 사용되던 추억의 생활용품들이
가득하다. 지하는 갤러리로 이용되고 있다. 여러 모로 볼거리가 많은 곳이다.
뒤쪽 테라스로 나오면, 감탄사가 절로 나온다. 인왕산과 평창동 일대가 한눈에 내려다보
이는 전망이 정말 좋다.
산모퉁이를 나와, 이름처럼 산모퉁이를 돌아가면, 왼쪽으로 백사실계곡 내려가는 길이
있다.
백사실은 예전에 다룬 적이 있으니, 오늘은 그 길목에 있는 '산유화' 카페만 소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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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복연구가의 작업실이기도 한 카페 '산유화'
아담한 한옥을 개조한 산유화는 상업성이 가득한 산모퉁이와 달리, 순수 문화공간의 향
기가 짙다. 한복연구가인 박창숙 선생의 작업공간인 까닭이다.
그리 넓지 않은 실내는 박 선생의 작업실이기도 하므로, 손님을 많이 받을 수 없다. 테이
블도 몇개 안되고, 저녁시간에는 1팀만 예약을 받는다. 음식과 차 맛은 최고 수준이지만,
가격은 매우 싸다. 선생과 제자들이 직접 제작한 수제 스카프도 저렴하게 살 수 있다.
입구엔 첼로가 세워져 있고, 외부 담벼락에도 벽화가 그려져있어, 예술적 풍취를 더한
다.
다시 언덕 위로 올라와 길을 조금 따라가면, 군부대 앞에서 북악스카이웨이와 만나게 된
다. 예전엔 차로만 갈 수 있었던 이 길 옆으로, 지금은 멋진 산책로가 조성돼 있다. 중간
곳곳에 쉼터가 있고 정자도 있다.
가을철엔 단풍이 절경인 이 길을 따라가면 북악팔각정이 나오고, 계속 더 가면 하늘마루
전망대에서 전에 소개한 적이 있던 '김신조루트'와 만나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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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악스카이웨이 옆 산책로에서 본 북한산 연봉들
왼쪽으로 북한산이 손에 잡힐 듯 보인다.
북한산 형제봉, 보현봉, 문수봉, 사모바위, 비봉 등 봉우리들이 한눈에 조망된다. 아름다
운 우리 강산이다.
윤광원 기자 gwyoun@asiatoda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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