삶과예술 · 일본유학에서 도불전까지 · 04

고국으로 돌아와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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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간의 형상들: 고국으로 돌아와서 프랑스에서 귀국한 시기인 68년 이후로 남관의 작품 세계는 또 변화를 맞게 된다. 이 시기에는 <꼴라쥬 아쌍블라쥬>에서 보듯이 신문지 등을 찢어 붙이는 기법이 나타나기도 한다. 그러나 보다 중요한 것은 형상을 명확히 지적할 수 없는 과거의 추상적 작업들은 점차 구체적 형상으로 대체되어 간다는 것이다. 이제 화면에 등장한 이미지들은 사람의 얼굴을 나타낸다. 남관은 한국전쟁 때 종군화가로 참여하면서 보았던 전쟁의 참상을 잊을 수 없었던 것 같다. "벌판에 쓰러진 젊은 병사의 얼굴, 토막 나서 뒹구는 팔다리, 시체 위로 쏟아지는 햇볕, 전란으로 우왕좌왕하는 군중의 모습"이 강렬하게 그의 뇌리에 남겨진 것이다. 그 이후 계속적으로 남관의 작품 속에는 비참한 인간의 얼굴이 스며들게 된다. "나는 두 차례의 전쟁(태평양전쟁, 6.25)을 겪었다. 숱한 시체, 숱한 부상자들의 얼굴을 보았다. 코, 입, 눈들이 제자리에 붙어있지 않고 비뚤어져 있는 것 같았고, 온 얼굴에 받은 상처의 자국, 그것이 꼭 고성의 돌담 조각 같기도 했고 석기시대의 깨어진 유물 조각들이 긴 세월을 땅속에서 신음하다가 태양 광선에 노출되면서 그 더덕더덕한 모습을 콜라주 아쌍블라주 1979 드러낸 것 같은 그런 느낌이었다" 그러나 앞에서도 말했듯이 작품세계는 비극적이라기보다는 주술적이고 환상적 분위기를 연출한다. 신비스러운 푸른 빛 공간에 떠도는 형상들이 등장하는 <푸른 공간>을 보면 이러한 성격이 잘 드러난다. 형상들은 인간 모습과 문자를 합쳐놓은 듯한 새로운 형태를 띠고 있다. 따라서 남관의 예술은 인간의 형상으로부터 시작하여 마침내 그 근원적인 생명력을 보여주는 데 다다른 것이다. <흑백상> 198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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